‘5.18 폄훼’ 도태우 추가 막말 논란 …국힘, 정우택도 공천 취소

정봉주, 목발 경품’ 발언 이어 지뢰피해 용사에 ‘거짓 사과’ 드러나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목발 경품' 발언의 거짓 사과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새 후보를 전략공천 방식으로 재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당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강북을 후보 자리를 두고 현역 박용진 의원과 치른 경선에서 승리한 지 3일 만에 공천이 취소 됐다.

지난 2017년 7월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2015년 경기도 파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정 전 의원이 이번 경선에서 승리하자 당시 발언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에 다친 장병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바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목함지뢰로 사고를 당한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제 발언을 비판해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다"면서도 2015년 사고 장병들의 경우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발언 이튿날 팟캐스트를 통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한 달도 안 남은 총선 판도에 이번 사안이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이 대표가 논란이 더 확산하기 전에 강도 높은 조처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날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의원과 '5·18 폄훼 논란'에 휘말린 도태우 후보의 지역구 공천을 취소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엄정 대응' 여론이 더 힘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앞서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의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도 후보가 두 차례 내놓은 사과의 '진정성'을 믿어보겠다며 공천 유지를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입장 번복에는 도 변호사의 '추가 막말' 논란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것도 밝혀졌다.

당 공관위는 이날 오전까지도 전날 격론 끝에 내린 도 변호사 공천 유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계속 강조해왔으나 이날 오후 들어 도 후보의 추가 막말 논란이 터지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도 후보의 '극언'이 추가로 밝혀지자, 당은 공관위에 재논의를 요청했고, 공관위 내부에서도 도 후보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관위는 이날 저녁 다시 회의를 열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도 후보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당장 여론 악화가 부담스러웠을 뿐 아니라, 또 어떤 과거 '막말'이 추가로 밝혀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15일 예정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방문도 공천 취소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 시민단체들은 도 후보 공천 유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취소한 것은 도 후보가 네 번째다. 

지난 2일 경기 고양정에서 김현아 후보의 단수 공천을 취소하고 김용태 전 의원을 우선추천했고, 8일에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박일호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박상웅 전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을 우선추천했다.

이날은 충북 청주 상당 정우택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우선 추천했다. 이어 도 후보까지 두 명의 공천을 취소했다.

다만 대구 중·남구는 다른 공천 취소 지역과 달리 대체 후보를 바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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