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디펜던트지 보도…"명품백 총선 악영향 우려에 종적 감춰"

"선거 패배 불안에 여당이 '서울의 마리 앙투아네트' 자제 요청"

지난해 11월 21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런던의 숙소 호텔에서 공식환영식을 위해 영접온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1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런던의 숙소 호텔에서 공식환영식을 위해 영접온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지 102일째 되는 날이다. 이같은 장기간 실종에 대해 영국 유력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22일 '한국의 케이트 게이트'라는 제목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신문은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영국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에 빗댄 뒤 "디올백 스캔들 이후 한국의 영부인이 몇 달 동안 사라져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평론가들은 그녀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 명품백 스캔들과 4월10일 총선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부재가 더 많은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는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치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영부인에게는 이례적인 일이다. 김여사는 지난해 11월 21일 윌리엄 왕세자 및 케이트 왕세자빈과 영국 국빈 방문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뒤 한달 후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케이트 왕세자빈은 지난 1월 16일 복부 수술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3일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인디펜던트가 김여사에게도 '케이트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두 사람의 실종에는 큰 차이가 있다. 케이트 왕세자빈의 경우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지나친 나머지 갖가지 의혹과 억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암 투병 사실이 드러나면서 걱정과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종적을 감춘 한국의 영부인에게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전개됐다

신문은 "디올백 파문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9개월 만에 30% 밑으로 내려가는 등 김 여사가 한국 정치 논란의 중심에 섰다"면서 "악명 높은 프랑스 왕비의 이름을 따서 '서울의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불렸던 영부인에게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여당 내부가 흔들렸다"고 전했다. 

미국 오하이오대 캐서린 젤리슨 교수는 "미국에서 영부인이 장기간 사라지면 끝없는 추측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영국 센트럴 랭커셔대 한국학과 임소진 교수는 "김여사가 사라진 이유는 다가오는 한국의 총선 때문이며 (선거를 책임지는) 여당의 요청에 의해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신문인 스트레이트 타임스에 따르면 한국 영부인이 지난 3·1절 기념식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199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인디펜던트는 "디올백 논란과 별개로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뒤 김여사의 역할과 책임에 의문이 제기됐다"면서 "민주당이 이와 관련한 특검법을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이상연은 199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특별취재부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2005년 미국 조지아대학교(UGA)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애틀랜타와 미주 한인 사회를 커버하는 아메리카K 미디어 그룹을 설립해 현재 대표 기자로 재직 중이며, 뉴스버스 객원특파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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