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2>는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다. 그래야 드니 빌뇌브 감독이 의도한 시각적 스토리텔링과 그에 걸맞은 사운드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전편에 이어 드니 빌뇌브 감독은 사막이 주는 경외감과 두려움을 그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한다. 커다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숨막히는 영상미와 상상력은 감동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추가된 액션 장면은 몰입을 부른다. 몰락한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이 폴 무아딥 아트레이데스로서 황제가 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가문을 몰살한 황제 같은 사람으로 변한 이유는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마지막 전투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권력의 만남이 가져온 비극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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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아트레이데스의 정체성 자각

<듄2>의 결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초기 각성 후 미래의 우주전쟁을 보고, 고민하던 폴 무아딥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황제의 병사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자신의 가문이 당했던 방식 그대로 그들의 시신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이전에 우주 전쟁과 그에 따른 기근을 걱정하던 그는 온데간데없다. 자신이 베네 게세리트 집단의 책략의 산물인 줄 알면서도 그는 황제의 딸과 결혼을 미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처음에 폴(티모시 샬라메)은 자신이 예견된 구세주-리산 알 가입(외계에서 온 목소리)-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던 그가 이렇게 변화된 이유는 뭘까? 우선은 그가 모래 벌레(샤이훌루드)에서 뽑아낸 파란물을 마셨기 때문이다. 그는 예지력 및 대모들의 과거 기억과 함께 그들의 고통과 아픔도 함께 물려받았다. 그 결과 폴은 엄마인 제시카(레베카 퍼거슨)가 하코넨 남작의 딸임을 알게 된다. 자신은 그의 손자이기에 폴 무아딥은 하코넨 남작의 방식으로 전쟁을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에서 찾아낸 이유만으로는 그동안 그가 해온 고민과 번뇌의 시간과 충돌한다. 어쨌든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는 그는 무섭게 느껴진다.

출처: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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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전에 베네 게세리트 집단이 심어놓은 미신을 굳게 믿는 프레멘 사람들은 폴을 메시아로 간주한다. 드니 뵐뇌브 감독은 사람들의 맹신이 가져올 수 있는 폐해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원작인 <듄>의 저자 프랭크 허버트의 뜻에 따라서. 폴을 제대로 보는 사람은 챠니(젠데이아)밖에 없다. 

엔딩에서 폴은 그의 황제 즉위를 거부하는 대가문과 전쟁을 시작한다. 그는 아버지 레토 공작의 죽음에 황제가 관여했음을 알리고 대가문들을 설득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가 가진 핵무기 때문이었을까? 대가문을 협박한 뒤 먹히지 않자 전쟁을 선포한다. 그러자 폴을 메시아로 믿는 프레멘 전사들은 그를 위해 싸움에 뛰어든다. 과연 이 전쟁은 프레멘을 위한 전쟁인가. 진정 폴 무아딥이 아라키스 행성을 녹색 푸른 낙원으로 바꾸어 줄 것인가?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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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행성이 갖는 흡입력

사막과 인간은 어떤 관계일까? 인간은 끝도 없이 조용히 펼쳐진 사막의 모래에 매혹된다. 반면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높은 온도, 물과 풀 한 포기 없으면서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사막의 모래에 빠져들까 무섭다. 영화 <듄: 파트1>과 <듄: 파트2>에서는 행성 자체가 모래사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아라키스 행성이라 불리지만, 듄이라고도 불린다.

<듄> 시리즈에선 사막이 자치하는 위상이 크다. 더군다나 여기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프레멘이라는 부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사막복을 개발하여 자체적으로 자신의 수분을 재활용한다. 또한, 그들이 진동을 이용해 이동수단으로 쓰거나 필요시 이용하는 엄청난 크기의 모래 벌레가 있다. 뿐만아니라, 우주여행에 필수적이며 예지력을 주는 스파이스라는 물질도 존재한다. 결국은 이 스파이스를 갖기 위한 전쟁이라 할 수 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와 같은 사막의 특성을 화면에 화려하게 때로는 공포스럽게 가져온다. 폴 무아딥 우륵이 처음으로 모래 벌레를 타는 장면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이는 그를 프레멘으로 받아주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상상을 초월한 크기의 모래 벌레 위에 폴이 모래폭풍을 뚫고 일어서서 가는 장면은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감동을 준다. 그리고 프레멘 부족이 북부를 버리고 남부로 이사 갈 때의 모습도 멋지다. 여러 마리의 샤이 훌루드에 많은 프레멘 사람들이 올라타서 이동한다. 특히 황제의 군대 사다우카와 전투를 벌일 때 등장한 모래 벌레는 그 자체로 적에게는 위협이다.

해질녘의 사막 모습도 아름답지만, 폴과 챠니만이 앉아 있는 모습도 매혹적이다. 비록 이 모습 또한 그들의 고립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프레멘 부족들이 폴과 레이디 제시카(레베가 퍼거슨)를 그들의 거주지로 데려가는 길목의 지형도 수려하다. 좁은 통로 옆에 있는 바위들은 마치 그랜드캐니언의 바위들을 보는 듯 하다. 게다가 프레멘 거주지의 규모와 벽에 쓰인 글자들은 관객을 압도한다.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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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파트1> 대비 증가한 액션 장면

<듄: 파트1>보다 전쟁 장면과 액션 신이 많다. 전작은 사막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으로 관객의 눈을 현혹하고, 새로운 장치의 계속된 등장으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다. 이번에는 이미 사막의 신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관객을 위해 좀 더 화끈한 액션 장면을 추가하지 않았을까. 프레멘과 라반 부하와의 전투, 프레멘과 라반 남작과의 싸움, 페이드 로타와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장수들과 싸움, 페이드 로타와 폴 무아딥의 결투 그리고 황제 군대와 프레멘 부족의 전투는 흥미를 배가시킨다. 특히나 황제가 모든 군대를 이끌고 아라카스 행성으로 와서, 거대한 군대와 함선이 일사분란하게 정렬해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위용이 대단하다.

한편, 로마 콜로세움 같은 삼각형 경기장 분위기는 하코넨 남작의 절대 권력과 위세를 나타낸다. 흑백으로 제시된 동일한 복장과 모습의 군중은 두렵기까지 하다. 어떤 의미도 목적도 없이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광기에 찬 모습이다. 비록 그곳에서 페이드 로타의 격투 장면은 예상외로 약했지만, 사이코 악당으로서 오스틴 버틀러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주인공 폴과 챠니의 전사로서의 이미지는 좀 약한게 아닌가 싶다. 만약에 <듄: 파트2>를 보러 갈 예정이라면, 아이맥스 영화관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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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는 뉴질랜드 와이카토(Waikato)대학에서 ‘영상과 미디어’를 전공한 예술학 박사이다. 뉴질랜드는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2000~2003) 시리즈와 <킹콩>(2005)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영화 제작 강국이다. 연세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여전히 소녀적 감수성을 간직한 채 유튜브 <영화와의 대화>를 운영하는 유튜버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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